왜 에스페이지인가?

월드 와이드 웹(WWW)이 등장한 이후, 웹은 우리의 삶을 극적으로 바꿔놓았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정보를 보여주는 페이지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일하고 소통하며 살아가는 두 번째 세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웹이 발전하고 고도화될수록, 저는 한 가지 씁쓸한 변화를 목격했습니다. 바로 '개인이 직접 웹사이트를 만드는 문화'가 희미해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예전에는 누구나 자신의 취미를 담은 홈페이지를 만들고, 작은 가게를 위한 웹페이지를 뚝딱 만들어내곤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웹사이트를 만든다는 것은 거대한 프로젝트가 되었습니다. 수많은 기술을 익혀야 하고, 복잡한 개발 환경을 세팅해야 하며, 빌드와 배포 파이프라인을 구축해야 합니다. 무언가를 만드는 시간보다 준비하는 시간이 더 길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웹페이지의 본질은 정보를 전달하는 것인데, 그 공간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너무 먼 길을 돌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웹사이트는 결국 텍스트입니다. HTML, CSS, JavaScript 모두 브라우저가 읽어내는 텍스트에 불과하죠. 그런데 왜 그 텍스트를 수정하고 공개하기 위해 이렇게 많은 장벽을 넘어야 할까요? 왜 로컬 컴퓨터에서 만들고 서버라는 다른 공간에 다시 올려야만 하는 걸까요?

"웹사이트를, 웹에서 바로 만들 수는 없을까?"

에스페이지(Essepage)는 이 작은 호기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파일 생성부터 코드 작성, 결과 확인과 공개까지. 이 모든 과정을 웹 브라우저 안에서 완결 지어보고 싶었습니다.

이것이 가능해지면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특정 컴퓨터나 운영체제에 얽매일 필요가 사라집니다. 브라우저만 띄울 수 있다면 데스크탑, 태블릿, 스마트폰 등 기기를 가리지 않고 어디서든 웹사이트를 만들고 수정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웹을 만드는 공간과 웹이 존재하는 공간이 하나로 합쳐집니다. 로컬에서 작업하고 서버로 올리는 복잡한 과정이 사라지니, '배포'라는 개념 자체가 무의미해집니다.

웹은 본래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는 열린 공간입니다. 그렇다면 웹을 만드는 일 역시 그래야 하지 않을까요?

저는 브라우저가 웹을 '소비'하는 도구를 넘어, 웹을 '생산'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에스페이지는 그 믿음의 결과물입니다.

웹에서 만들고, 웹에서 수정하고, 웹에서 공개하는 것.
어쩌면 이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웹 개발의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공간을 자유롭게 만들어내던 웹의 즐거움.
에스페이지가 그 잊혀진 본질을 다시 세상에 꺼내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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